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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IN 신선영 |
국회 상임위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서 논의하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초선인 저도 그렇고,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위해서 국가 비상사태를 간주한 경우는 헌정 사상 처음입니다. 지금이 통상적인 방법으로 공공의 안녕과 입법 활동이 불가능한 국가 비상사태라고 볼 수 있습니까? 국민 여러분께서는 그것에 동의하십니까? 테러방지법상 테러의 개념은 기존의 국내법상 테러나 범죄와 대비되는 개념으로서의 테러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테러방지법에 규정된) 항공기의 납치, 민간항공에 대한 불법적 행위, 국제적 보호 인물에 대한 범죄, 인질, 핵물질, 항해 및 해상 플랫폼의 안전, 폭탄테러 행위 등은 모두가 이미 존재하는 국내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입니다. 이처럼 테러의 개념이 모호하고 추상적인 데 비해, 대테러 대책기구의 작용대상은 특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법안의 어떠한 내용에서도 그 부분을 알 수가 없습니다. 만약 현재의 시스템에서 제대로 테러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경찰과 검찰 등 관련 기관에 책임을 묻는 국정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은 테러 관련한 법의 제정을 요청하기 이전에 정부 수반으로서 현재의 대테러 체계가 부실한 까닭에 대한 책임을 지셔야 할 것입니다. ‘(대테러 업무가) 다른 부처로 가면 그 부처가 커지는 것이 아니냐. 왜 그것은 반대하지 않느냐?’라고 하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그 질문과 관련해서는 경찰청이나 국방부는 기본적으로 국회에서 공개적인 검증이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국정원은 그 활동의 방식뿐만 아니라 사후의 처리 결과와 보고 시스템에 있어서도 비공개 원칙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테러의 대상에 북한을 넣을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논란도 있고, 당연히 북한이 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군사적인 행위가 아닐 때는, 공격이 아닐 때는 테러로 보는 것이 맞다, 라고 주장을 펴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한 여러 주장에 대해서도 이 테러방지법에서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합니다. 현재 이철우 의원께서 낸 수정안을 보면 유엔이 정한 단체로만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내용상에서 보면 북한의 테러 위협이라는 것을 근거로 이 법이 바로 필요하다고 하는 주장은 법안의 내용과 맞지 않습니다. 안보상 어떤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상임위에서 논의가 채 끝나지도 않았던 법안을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하도록 용인한 것인지, 그게 과연 정상적인 국회의 운영이라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인지 여야의 정파적 문제를 떠나서 개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의 입장에서 추후에 여야가 바뀌었을 때를 또 생각하셔서 합리적이고 상식에 근거한 판단을 해주시기를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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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IN 신선영 |
저 같은 초선 비례의원에게는 내가 이 자리에 서야 되는지, 혹은 내가 더 용기를 내야 되는지에 대해 늘 질문을 합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지금의 상황이) 20대 때 간절한 것 이상으로 간절하다는 사실입니다. 더 이상 청년들이 누구를 밟거나 누구에게 밟힌 경험만으로 20대를 살아가지 않기를 원합니다. ‘청년’을 넣고 네이버 검색을 해봤더니, 검색어 1위가 저는 ‘알바’일 거라고 추정했는데 사실은 ‘글자수 세기’였습니다. 20대 청년들한테 그 얘기를 하면 다들 웃습니다. 한 번 이상 혹은 열 번쯤 글자수 세기 프로그램을 했어야 했기 때문에, 열 번쯤 회사에 지원을 하는데 그 회사에서 1000자 이내로 소개서를 써라, 2000자 이내로 소개서를 써라, 그것 때문에 이 친구들은 보통 글자수 세기 프로그램을 돌립니다. 청년 하면 처음으로 떠오르는 것이 젊음도 아니고 정열도 아니고 축제도 아니고 사랑도 아니고 욕망도 아니고, (글자수 세기라니) 그런 모습으로 살게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자기의 인권과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사람은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모를 뿐만 아니라 타인의 권리를 보장하기도 어렵습니다. 우리의 미래가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 왜? 저도 어쨌든 대한민국을 바꿔온 어떠한 흐름에 같이해봤습니다. 저 역시 젊은 시절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는 제가 나이가 들면 우리의 아이들이 저보다 훨씬 더 찬란한 세상을 향해 날아갈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대학에 처음 들어갔을 때 봤던 것은 전경(전투경찰)이었는데, 전경으로 대표되는 독재였었는데, 그리고 2학년이 되면서 들려오는 소문은 ‘누가 죽었다더라. 누가 강간을 당했다더라’ 이런 것이었는데, ‘(앞으로는) 그것을 넘어서서 그런 걸 경험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가 열릴 거다’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2007년, 1987년 (민주화항쟁) 20주년 기념식이 있었던 때였습니다. 그때 제 기억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기념식이 열렸는데, 저는 그 건너편에서 비정규 노동자들하고 모임을 갖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그 기념식 현수막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기 지금 나하고 같이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힘든 분들에게 도대체 1987년은 어떤 의미일까? 그 친구의 어머니나 아버지가 거기 있을 수도 있고 그분들이 거기에 있었을 수도 있는데….’ 그래서 그제야 참으로 많이 반성을 했습니다. ‘나는 어쨌든 세상이 민주화되는 데 좀 기여를 했고, 할 만큼 했노라 했는데 그렇지 않구나.’ 그 민주화된 세상에서 누구는 비정규직으로 살고 누구는 청년 실업자로 살고 누구는 자살해야 하고, 그래서 세상을 바꾸어야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왜 대테러방지법을 얘기하면서 이 얘기를 굳이 드리느냐 하면, 사람은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닙니다. 밥 이상의 것을 배려해야 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래서 헌법이 있습니다. 왜 헌법에 일자리, 노동, 복지를 제공한다는 것, 그리고 그 이상의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 불가침의 인권, 행복할 권리 같은 것이 있겠습니까? 인간은 그런 존재입니다. 어떤 사람도 탄압받아서는 안 되고…. 누가 그래요, ‘테러방지법이 통과되어도 사람들이 밥은 먹고 살겠지’. 다시 말씀드리지만 헌법에 보장된 시민, 주인으로서의 국민은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닙니다. 언론의 자유를 누려야 되고 표현의 자유를 누려야 되며 어떠한 억압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운명을 자기가 선택할 수 있어야 됩니다. 그런 것을 못 하게 할 수 있는 법이라고, 그런 의혹이 있는 법이라고 그렇게 누차 얘기를 하고 있는데, 끊임없이 주장을 하는데, 제발 다른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예를 들어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고 한다면 부정하지 않겠다. 하지만 내가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 라고 하는 다른 방향이 있다. 그러니 나와 박근혜 대통령이 다름을 인정하거나 여당과 야당이 다름을 인정하고 제발 얘기를 해보자. 어떻게 하면 사람이 사람답게, 단 한 명도 인권을 훼손당하지 않으면서 자기 운명을,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지?’ 그렇게 2012년 이후 박근혜 정부에 요구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대테러방지법에서부터 모든 법안에 대해서.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유능하고 저는 무능한 탓에 항상 발목을 잡는 것처럼 소개가 되지요.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저의 주인이신 국민이 살아가야 되니까요. 그분들은 포기를 할 수가 없는 존재입니다. 저는 돌아설 수 있는 자리가 있는 사람일지 모르지만 그분들은 그런 자리가 없습니다. ‘헬조선’을 외치는 청년들은 도망치는 것 외에는 둥지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정치도, 정치를 하는 사람도 자기 둥지를 부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고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그렇게 자기 둥지를 부수고, 고 노무현 대통령도 둥지를 부수면서 같이하려는 노력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제발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물론 저는 대한민국 국민을 믿습니다. 이 법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또 누군가 고통을 당해야 될지도 모릅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덜 고통을 당할 수 있는 방법을, 제발 정부·여당은 좀 찾읍시다. 사람을 위하는 것은, 약자를 위한 정치는 여당도 야당도 없고 보수도 진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직 국민을 위해서 생각해야 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생각하시는 국민과 제가 현장에서 직접 뵙는 국민이 다르다. 그러면 이렇게 다른데 어떻게 하면 같이 살까 이 생각을 좀 하자. 제발 피를 토한다든가 목덜미를 문다든가 이런 날선 표현들 말고, 어떻게 하면 화해하고 사랑하고 함께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응원하고 격려하고 힘내게 할 수 있는지를 좀 생각했으면 좋겠다’라는 얘기를 끝으로 저의 필리버스터를 끝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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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IN 이명익 |
지금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제안하는 테러방지법은 국가정보원의 권한만 확대하는 테러빙자법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여전히 국정원입니다. 국가정보원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 없이 국가정보원에 또 다른 무소불위의 권한을 주는 테러방지법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때문에 국가정보원의 문제가 무엇이었고 무엇을 개혁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 연설의 초점을 두고자 합니다. 그동안 국정원이 벌였던 각종 사건 사고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사찰도 있었습니다. 2010년 12월 이석현 당시 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가 방문한 일식집의 종업원들과 여주인을 국가정보원에서, 당시 청와대의 기획조정비서실에 행정관으로 파견된 이창화씨가 내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창화 행정관은 박근혜 위원장의 주변 외에도 정두언 당시 한나라당 의원, 정 의원 부인이 운영하는 갤러리를 박영준 비서관의 지시로 사찰했으며, 정태근 전 의원, 친박계 전 이성헌 의원 등도 사찰당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정치인에 대한 사찰만이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법원과 검찰에 특정 사건에 관한 압력을 행사하기도 했습니다. BBK 사건에 개입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008년 7월3일자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가정보원 요원이 이명박 대통령이 한겨레신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맡은 판사에게 전화해서 재판 상황을 확인하고 재판을 참관하다가 판사에게 적발됐던 사실이 보도됐습니다. 2008년 7월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 72단독 김균태 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김 판사는 국가정보원 직원 김 모 씨를 법대 앞으로 불러서 ‘국정원 연락관이라고 했는데 대통령 개인사건에 국정원이 전화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경고했습니다. 국정원 직원 김 모 씨는 당시 5월 말 첫 변론 기일 이후 김 판사에게 전화를 해서 진행 상황을 물었고 김 판사가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며 전화번호를 묻자 전화를 끊었다고 합니다. 7월3일 재판에서도 재판 시작 10여 분 뒤 법정에 들어왔다가 ‘어떻게 오셨냐?’고 묻자 머뭇거렸고 ‘기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가 김 판사가 신분증 제시를 요구해 국가정보원 직원임이 드러났습니다. 엉터리 입법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답해야 됩니다. 첫째, 형법이나 특별형법으로 방지하거나 대응할 수 없는 범죄행위로서의 테러는 무엇입니까? 여기에 대해서 답을 해야 됩니다. 두 번째, 과거와 다른 테러가 발생한 한국 사회의 환경요인이 무엇입니까? 과거와 달리 테러로부터의 위협이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여기에 답을 할 수 있어야 됩니다. 셋째, 혹시 분단 상황이나 북한의 존재가 문제라면 어떤 변화가 있었고 국가보안법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왜 국가보안법으로는 안 되는지 얘기할 수 있어야 됩니다. 넷째, 한국 사회에 어느 정도의 현존하는 테러의 위협이 있는지 입증하고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다섯째, ‘테러가 사회질서 혹은 국가안보에 어느 정도로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됩니다. 여섯째, 테러가 일회적이지 않고 계속 반복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그렇다면 그런 예상의 근거는 무엇인가 답해주십시오. 일곱째, 기존의 국가조직 혹은 치안기구만으로 그와 같은 테러를 감당하는 것이 어느 정도로 불가능하고 무엇 때문에 불가능하고, 그리고 어느 정도로 무엇 때문에 비효율적인지 답해주십시오. 여덟째, 이상의 일곱 가지 질문에 답을 할 정도로 한국 사회에서 테러의 위험성을 상당한 개연성으로 예측한 보고서가 있으면 제시해주십시오. 국제기구의 보고서여도 좋고 국내 연구기관의 보고서여도 좋습니다. 단, 종편 지라시는 사양합니다. 마지막으로 아홉째, 테러방지법 제정을 전제로 해서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정부가 마련한 테러방지 및 대응의 구체적 매뉴얼이 무엇입니까? 그것도 밝혀주십시오.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이 있어야 테러방지법 제정과 관련된 논의가 합리적인 논의가 될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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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IN 신선영 |
테러를 막는다는 명분, 동의합니다. 맞습니다. 테러, 막아야지요. 그런데 미안하게도 이미 국정원은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습니다. 미국도 알고 일본도 알고 중국도 알고 박근혜 대통령이 걱정하는 IS도 알고 있습니다. 이미 국정원은 개혁을 할 수 없는 그런 조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만약에 이 테러방지법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여러분의 카톡, 여러분의 전화, 여러분의 인터넷은 이미 여러분의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들여다보고 누군가가 공유하고 그것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 모르는 겁니다. 이것은 공룡 탄생법입니다. 이것은 민주주의 익사법입니다. 이것은 민주주의 빈사법입니다. 민주주의를 코마(coma, 혼수상태)로 몰고 가는 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필리버스터를 놓고 새누리당이 이상한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이 문 밖을 걸어 나가면 ‘국회 마비 몇 시간째’라는 현수막을 걸어 놓고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필리버스터는 제가 자료를 찾아봤더니 새누리당의 약속이었습니다. (자료를 들어 보이며) 제가 이것을 증거로 가지고 나왔습니다. 이게 새누리당의 19대 총선 공약입니다. ‘새누리당의 진심을 품은 약속’이라는 프린트물입니다. 여기 뒷부분에 가서 보면 ‘정치 선진화로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건 제가 쓴 것이 아니고요, 새누리당이 쓴 겁니다. 1번, ‘국회의원의 기득권 포기’ 등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2번, 국회의 합리적 의사절차와 질서유지 확보를 위한 새누리의 약속이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의장 직권상정의 요건을 강화하겠다, 의안상정 의무제를 도입하겠다, 위원회 안건조정 제도를 도입하겠다, 본회의 필리버스터를 도입하겠다, 그렇게 돼 있습니다. 제가 쓴 것 아닙니다. 52페이지에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자기들 약속이 잘못됐다고 주장을 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은 아무리 새누리당이지만 그만하는 것이 저는 맞다고 봅니다. 테러방지법이 위헌인지 아닌지 따져봐야 됩니다. 그러자면 직권상정해선 안 됩니다. 책상을 두드리면서 통과시켜달라고 할 일이 아니고 책상을 두드리면서 이 문제를 가지고 토론하고 밤을 새우고, 날짜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안전한 나라, 민주적인 나라, 기본권을 해치지 않는 나라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고 숙의하고, 그래서 결론을 내는 것이 맞습니다. ‘테러방지법만 통과를 시켜주면 국정원이 쇄신방안을 내놓겠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 얘기 어디서 많이 들으신 것 같지 않습니까? 작년에도 들었고, 재작년에도 들었고, 몇 년 전에도 들었고, 10년 전에도 들었고…. 뼈를 깎는 조직이 우리나라에 많습니다마는 국정원도 그중 하나입니다. 맨날 깎습니다. 도대체 그 뼈를 깎아 가지고 어디서 뭘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도 감흥을 받지 않습니다. (여당 쪽에서) 저에게 뭐라고 그러는지 아십니까? ‘당신들도 언젠가는 집권을 할 것 아니겠느냐, 눈 딱 감고 한 번만 좀 도와주라’라고 얘기합니다. 제 귀에 대고 속삭입니다. 이건 나쁜 거래지요. 부당거래지요. 그러나 착각하지 마십시오. 국정원이 야당만 들여다보겠습니까? 국정원은 단언컨대 다 들여다봅니다. 대통령도 들여다보고 장관도 들여다보고 여당도, 국민도 들여다보고. 왜 했느냐? 그러면 테러의 티(T)를 얘기할 겁니다. 법률적으로 보장받고 있다고 할 겁니다. 이미 국정원은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웃음거리가 됐고 (남북 정상회의록을 공개했을 때) 또 한 번 웃음거리가 된 겁니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책상을 치려면 그때 쳤어야 됩니다. ‘어떻게 이런 국정원이 있느냐. 어디 이런 국가 망신이 있고 이런 정보기관이 있느냐’라고 얘기를 하면서 다 바꿔버렸어야 됩니다. 그런데 어떻게 됐습니까? 다 아시다시피 묵언수행이지요. 지금도 묵언, 이 부분에 관한 한은 묵언수행입니다. 그러면 뭡니까? 이거 잘했다는 겁니까, 못했다는 겁니까? 아니면 그저 그런 겁니까? 남북 정상회담록을 공개한 것은 심각한 범죄입니다. 정권이 바뀌면 이 관련자들은 처벌받아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좌익효수는 정말 보고 싶습니다. 제가 공개적으로 얘기하는데 안 때리고 욕 안 할 테니까 언제 한번 꼭 뵙고 싶습니다. 지금 국정원이 정말로 개혁했다, 개혁하겠다라고 한다면, 좌익효수부터 보여줘야 됩니다. 좌익효수도 이렇게 내버려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원이 ‘우리는 개혁하겠다’라고 백 마디 말을 한들 누가 그 말을 믿겠습니까? 국민을 그렇게 우습게 봅니까? 얘기합시다. 공부합시다. 토론합시다. 우리가 민주 합시다. 마음 터놓고 말한 대로, 약속한 대로 바꿉시다. 우리의 꿈을, 우리의 희망을, 40년대·50년대·60년대 출생한 사람들과 그리고 요즘 젊고 잘생긴 세대들이 가졌던 꿈을 조금이라도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해봅시다. 그 길만이 이 난국을 풀 수 있는 요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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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IN 신선영 |
테러방지법은 지금 여러분들 모두가 다 해당되는 개인정보 또는 금융정보를 국정원이 볼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는 법이란 말입니다. 이거를 두 달 에, 석 달 만에 결정하라니 말이 되는 겁니까? 여러분들이 국회의원이면 이게 상정됐을 때 ‘야, 이것 맞다 틀리다’ 결정할 수 있겠어요? 여야를 떠나서 이건 결정할 수가 없는 거예요. 왜? 사회적 논의의 기반이 아무것도 없잖아요, 지금 이 문제에 대해서. 어쩌라고? 아, 대통령이면 다야? 어쩌라고, 이거를? 정의화 국회의장께서 상정을 하셨어요. 여러 사람이 지적했어요, 직권상정 거리가 아니다. 왜? 직권상정을 하는 게 국회법 제86조에 세 가지 경우밖에 없거든요. 하나는 천재지변. 지진이 있었어, 무슨 후쿠시마 같은 해일이 있었어, 천재지변 아무것도 없잖아요. 두 번째 빼고 세 번째부터 얘기하면,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라는 거예요. 그것은 원유철 대표하고 우리 이종걸 대표하고. 두 분하고 또 정의화 의장님 세 분이 합의를 해야 되는데 합의 안 했잖아요. 그러니까 3항은 당초 해당이 안 돼요. 2번이 뭐냐 하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의 경우라고 돼 있어요. 그래서 2번에 해당된다고 국회의장이 판단하셨어요. 근거는 요새 북한이 좀 들썩들썩하고 이러니까 그걸 근거로 전시·사변에 해당된다 그랬는데, 전시·사변 같아요? (아닙니다, 하는 의원 있음) 국가 비상사태라는 것도 뭐 근거가 있어야지. 신문에도 났어요. ‘국가 비상사태에 경찰청장은 (2월)22일부터 24일까지 아랍에미리트와 중국을 잇달아 방문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오래전에 잡힌 일정이라 어쩔 수 없었다.’ 아니, 국가 비상사태에 치안을 담당해야 될 경찰청장이 해외순방 다니게 생겼어요? 무슨 놈의 국가 비상사태가 이래? 아니, 대통령께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소집했다는 얘기 들으셨어요? 더 웃기는 건 말입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5조 2항에 보면 전시·사변, 천재지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한 경우 행정기관의 장은 이에 따른 근무상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거든요. 의무사항이지요. 그런데 웃기잖아요. 국회의장이 비상사태라고해서 이것을 직권상정해 놓고 국회사무처는 비상근무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것 뭐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겠어요? 야당인들 진짜 국가 비상사태로 생각했으면 이런 무제한 토론을 사흘씩 하고 있겠어요? 그리고 여당 의원들은 다 어디 갔어요, 비상근무해야 될 사람이? 정치적인 반대세력에 대한 정보수집, 학생운동 할 때는 학생운동, 시민운동 할 때는 시민운동 정보 수집하지요. 제가 52년생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기억하는 어릴 때는 언제나 박정희 대통령이 대통령이었어요, 만 아홉 살 때부터 스물일곱 살까지. 저는 사실 뭐 대단한 운동가도 아니었고 학생 운동가도 아니었고 잡혀간 적도 없었어요. 그런데 데모가 있고 나면 꿈을 꿔요. 제가 서울대 의대를 다녔으니까요, 꿈에 앞 교문이 막히고, 대학로 쪽의 교문 막히고 후문으로 도망가면 후문이 막히고 또 옆으로 담장을 넘어가려면 또 담장에 경찰이 지키고 있어요. 끊임없는 공포를 느끼지요. 제가 본과 3학년 때 정신과 실습을 돌았는데 정신과 환자의 상당수가 피해망상을 가지고 있는데 피해망상의 대상이 누구냐 하면 중앙정보부였어요. 중앙정보부에서 나를 미행한다, 중앙정보부가 나를 쫓아다닌다 그것이 공포심의 근원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그것을 보고 ‘아, 이러네요’ 그랬더니 나보다 훨씬 선배 되는 전공의 선생이 ‘굉장히 많아’ 그러더라고요. 사찰을 당할 때, 자기 생활을 들여다보는 위험이 있을 때, 그런 위협을 느낄 때 아무도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정체모를 조직에 의해서 쫓길 때 그 공포심을 어떻게 감당합니까? 왜 그렇게 살아야 됩니까, 우리가? 그래서 모든 나라들이, 서구의 제대로 된 나라들이 정보기관을 만들 때 두 가지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해외 자료를 조금만 검토해보면 금방 알게 되는데요, 어떻게 하면 외국의 적에 대해서, 바깥의 적에 대해서 충실한 정보를 얻을 것이냐, 반면에 어떻게 하면 이 정보기관이 내국인에 대해서는 나쁜 짓을 하지 않고 권력을 남용하지 않게 할 것이냐 이 두 가지를 고민하는 것이지요. 국정원의 법적 지위가 뭐냐면, 국정원법에 의하면 대통령의 (업무를 보좌할) 부속으로 국정원을 설치하게 돼 있어요. 대통령 직속으로 별도로 따로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국정원은 아무한테도 책임을 지지 않아요, 다만 대통령한테만. 그래서 대통령한테 (국정원이 수집한) 정보가 다 들어가고 내용에 따라서 수석실에도 정보를 주는데, 이거는 기본적으로 청와대를 위한, 대통령을 위한 정보기관이거든요.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은 독대를 하지 않았으니까 국정원장이 얼마나 싫었겠어요? 그런데 그때도 당시의 한나라당이 국정원 개혁하는 법을 냈어요. 뭐라고 냈냐면 해외정보 파트만 하도록 냈어요. 누가 냈느냐? 이 부분 자료를 제가 읽어드릴게요. ‘오히려 당시 한나라당은 국정원을 폐지하자고 주장한다. 국정원을 폐지하고 해외정보처로—미국의 CIA나 영국의 MI6처럼—축소 개편한 입법을 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한나라당은 국정원 폐지를 위해 정형근·홍준표·이윤성 의원 등으로 구성된 국정원 폐지 및 해외정보처 추진기획단을 출범시킨다. 한나라당은 2003년 4월30일에 있었던 긴급의총에서 홍준표 의원이 국정원이 본래적 기능을 행사하지 못할 바에는 대공 기능은 기무사와 경찰, 대북 기능은 통일부로 가는 게 맞다. 노무현 대통령도 대선 때 국정원 기능 개편을 약속한 만큼 차제에 국정원 폐지 법안을 제출하고 해외정보처설립법을 제출하자’고 해서 채택이 됩니다. 당시 한나라당이 발의한 국가정보원법 전부 개정안의 제안자를 보면 김무성, 홍문표, 임인배, 안택수, 홍준표… (지금은) 도지사지요. 최병국, 송영선, 황진하, 황진하 의원도 지금 현역이잖아요. 김기춘…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 19명이 공동발의했어요. 정말 이상스럽지요? 새누리당이 국정원을 전면 개편해서 국내 파트는 없애버리고 국제 파트만 남겨두자는 법을 냈다니까요. 그래놓고 지금은 이런 무소불위의 권한을 줘야 테러가 방지된다면서 이것을 하자고 하는 거예요. 정보기관은 절대로 권력의 개가 되지 않습니다. 결국 통제되지 않은 정보기관은 권력의 늑대가 되는 것입니다. 권력을 물어뜯습니다. 개처럼 기지요. 개처럼 핥지요. 그러나 절대로 개가 아닙니다. 정보기관은 늑대가 되는 겁니다. 권력기관이 강화되면 그걸 개처럼 쓰고 싶은 유혹은 누구나 받게 마련입니다. 절제되지 않은 권력기관, 정보기관의 유혹에 빠지지 마십시오. 테러방지법은 절대로 테러예방법이 아닙니다. 국정원은 이런 장난을 치지 마세요. 여당 의원들도 법을 잘 읽어보세요. 보수이거나 진보이거나 이 법에 대해서 신중한 판단을 하셔야 됩니다. 보수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개인의 자유입니다. 이런 방식의 국정원법은, 테러방지법이라고 이름 지어진 국정원법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합니다. 보수의 핵심 가치를 침해하게 됩니다. 이 법이 고쳐지지 않고 통과되면 우리나라 역사는 또 한 번 천추의 한을 남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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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IN 신선영 |
저의 큰오빠 전태일이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1970년 11월13일 어머니는 큰아들의 분신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갔고 하루도 안 돼 오빠는 숨을 거뒀습니다. 당시 어머니는 오빠가 요구한 근로조건 개선과 노동조합 결성 등 요구조건이 해결되기 전에는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어머니는 눈이 가려진 채 중앙정보부 안가로 끌려가셨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사무실 책임자가 회유를 했습니다. 잠실에 있는 34평 아파트 문서와 외환은행 통장, 세 보자기로 싼 현금뭉치 등을 내놓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의 어머니는 그 서류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고 했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난 후 중앙정보부 사람들은 영안실까지 돈 보따리를 들고 다시 찾아와 빨리 장례를 치르고 조용히 하라고 협박을 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사례는 시작일 뿐입니다. 국가안보라는 거창한 이름 아래 우리 가족은 중앙정보부에 의해 집 전화의 모든 내용을 도청당했고 24시간 감시체계에 있었으며 동네 가게에 한 번 가는 것도 힘이 들 정도였습니다. 동네 가게에는 중앙정보부 요원이 24시간 상주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슨 물건을 사 가지고 들어가는지, 누가 이 집에 왔다 갔다 하는지를 감시했습니다. 개인 사찰은 물론이며 미행·동행 등으로 혼자서는 어디도 나갈 수 없는 그러한 생활을 계속했습니다. 이것은 엄청난 정신적인 테러입니다. 우리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중앙정보부는 우리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이 누구를 만나는지 어떤 사람과 접촉을 하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하고 동행을 하고 미행을 했습니다. 다른 이유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우리 집안에 전태일이라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1980년대 들어와 안기부로 바뀌고, 전두환 군사정권하에서 또 사람을 잡아가고 민주 노조운동을 했던 노동조합들을 모조리 폐쇄시킵니다. 저희 어머니도 수배를 당한 상태에서 1980년 10월쯤 체포가 되었습니다. 또다시 중앙정보부로 끌려가신 거지요. 이게 바로 공작정치입니다. 이러한 일들을 오늘의 국정원이 하는 겁니다. 그래서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회복하면서 그렇게 감찰하고 사찰하고 미행하고 도청하는, 개인정보를 마구 수집하는 이러한 것들을 못하게 됐지요. 그러나 이제 다시 그러한 시대로 돌아가려는 것 같습니다. 테러방지법이라는 법을 통해서 다시 국민들을 옥죄고 국민들을 감시하려고 하는 의도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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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명 테러방지법은 테러 방지를 빙자해서 국민을 옥죄기 위한, 우리 헌정사에서 가장 교활한 악법이라 생각됩니다. 내용적으로는 국정원이라는 국가기관을 통해 국민의 인권을 파괴하고 사생활을 낱낱이 들춰보겠다는 초헌법적이며, 형식적으로도 그야말로 비법률적이며 비전문적인 문구들로 만들어진 조악하고 조잡하기 그지없는 날림 법안인 것입니다. 범죄와 형벌은 죄형법정주의에 따라서 명확해야 합니다. 그런데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는 표현들로 가득합니다. 테러방지법 제2조 8호는 현장조사, 문서 열람, 시료채취, 자료제출·진술 요구와 같은 강제수사에 해당할 수 있는, 그래서 압수수색 영장이 필요한 경우에도 정보나 자료 수집을 빌미로 얼마든지 함부로 영장도 없이 할 수 있게 했습니다. 테러방지법 제9조 4항에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장은 대테러활동에 필요한 정보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대테러조사 및 테러 위험 인물에 대한 추적을 할 수 있다.” 추적은 헌법이나 형사소송법에도 없는 용어입니다. 추적의 국어사전적 의미는 ‘첫째, 도망가는 사람의 뒤를 밟아서 쫓는다. 둘째, 사물의 자취를 더듬어간다’라는 뜻입니다. 만약 추적을 법적 표현이 아닌 국어사전적인 의미로 허용한다면 영장 없이 전자 추적장치를 달아도 국민은 항변을 할 수조차 없게 되는 것입니다. 범죄자도 아닌 국정원이 의심 대상자로 지목했다는 이유만으로 추적이 가능하다는 것이 얼마나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입니까? 이 법안을 의장님이 마지막으로 문제를 제기하셔가지고 수정된 안을 어제 보여주셨지만 그 안이 있기 전에는 국정원 출신의, 정확하게 말하면 국정원의 대국회 연락관 출신인 존경하는 이철우 의원이 대표 발의한 테러방지법안 그것의 핵심 내용은 제2조의 8호와 방금 문제를 제기해드린 제9조가 알맹이인 것입니다. 결국 테러방지법에 있는 조항들은 법률과 대통령 훈령에 이미 다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는 내용들로 별도의 이런 엉성한 테러방지법을 서둘러 제정할 필요가 없음에도 테러 방지라는 빌미로 결국은 국가정보원이 국민의 인권과 사생활 침해는 물론 인신보호를 위한 형사절차에 대한 헌법상의 기본권마저도 전면 부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국회 정보위원인데요. 저조차도 지금 상정된 수정법안의 내용에 대해 보고를 받고 제대로 토론을 진행한 적이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토론권·심의권도 부정하는데 대한민국 국민의 기본권은 얼마나 우습게 알고 이런 엉터리 법안을 날치기 직권상정하려는 것입니까?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발전위원회가 낸 보고서 안에는 국가정보원 개혁을 위한 제언이 들어 있습니다. 읽어드리겠습니다. 국가정보원에 대한 권고,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를 승계한 국가정보원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가 국민과 사회 제 분야 그리고 행정부·입법부·사법부에 대하여 행한 일부 월권적 행위에 대하여 진심에서 우러나온 유감을 표시하여야 한다. 했습니까? 은수미 의원한테 저지른 것을 (사과)했습니까? 국가안보 위기 상황에서도 반드시 헌법적으로 보호되어야 할 권리가 존재합니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가 행위의 한계를 명확히 설정하고 테러 등 국가안보 위협 상황의 적절한 대응과 헌법상 보장되는 국민의 권리 간에 조화로운 균형을 모색하는 역할은 우리 국회의 포기할 수 없는 책무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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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
여러분, 지금 스마트폰에 무엇이 보관되어 있습니까? 솔직히 저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남부끄러운 아주 유치한 대화도 있습니다. 친구와 나눈 험담도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혼자만의 메모도 있고 업무상 중요한 기밀도 있습니다. 20대에나 어울릴 하늘하늘한 봄 원피스를 검색했다가 제 나이를 되돌아보고 후회한 기록도 있고 집에서 혼자 불러서 녹음해본 노래도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국민감시법이 통과된다면 누군가 저의 이런 사생활들을 속속들이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사생활, 여러분의 카톡 대화와 검색 내역도 국정원의 어두운 서랍 속에 들어가 어떻게 저장되고 활용될지 알 수 없게 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책상을 열 번 치셨다고 하셨습니까? 저는 제 가슴을 열 번 치고 싶습니다(가슴을 치며). 제가 19대 국회에서 가장 애쓴 것 중의 하나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입니다. 형제복지원 진상규명법을 발의하기 전 피해자들과 같이 만나서 고민한 것은 4년이 다 되어가고 (관련법을) 발의한 지도 2년이 다 되어가도록 아직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지만, 제가 어떻게든 끝내 해결하고 싶은 문제입니다. 형제복지원은 박정희·전두환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부랑인을 없앤다는 명목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납치해 가둔 사건입니다.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강제노역, 폭력, 성폭력에 시달려야 했고 공식적인 피해자들만 513명에 이릅니다.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왜 형제복지원에 끌려가게 되었을까요? 바로 ‘의심스러워서’입니다.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부랑인으로 의심되어서 만에 하나라도 사회질서를 해칠까 의심스러워서 형제복지원에 갇힌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냥집 앞에서 놀고 있던 아이였거나 도시에 왔다 길을 잃은 지방 사람이었습니다. 일자리를 찾아 역전에서 맴돌던 실업자 빈민이었고 하루의 피로를 술로 풀고 귀가하던 노동자였습니다. 국가의 의심은 결코 평등하지 않습니다. 의심은 늘 권력을 가진 자들이 소외된 사람들을 향해서 하는 것입니다. 국가는 가난한 사람을 의심하고 약한 사람을 의심합니다. 우리의 근현대사 속에서 권력 있는 사람들은 의심받지 않았습니다. 해방 후에 극심한 가난과 혼란 속에서 그저 쌀을 얻고자 했던 사람들은 북한군에 합류할 의심이 든다고 학살당했습니다. 국민보도연맹 이야기입니다. 박정희 정권의 편이 아니라 조국의 민주주의와 통일의 편에 섰던 사람들은 북한의 사주를 받았다고 의심되어 사법살인을 당합니다. 인민혁명당 사건 이야기입니다.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고 탈북한 유우성씨는 간첩으로 의심받아야만 했습니다. 최근의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입니다. 의심받는 사람은 늘 빈민이고 여성이고 탈북자이고 가난한 나라 출신의 외국인입니다. 의심은 늘 정권의 반대편에 선 사람과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해당되기 십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심은 철저히 합리적이어야만 하고 정보관리는 반드시 통제되어야만 합니다. 비합리적인 의심과 통제되지 않는 정보는 권력자가 약자에게 휘두르는 칼이 됩니다. 의심은 합리적이고 평등해야 합니다. 정보를 관리하는 행정부는 국민에게 통제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결코 물러날 수없는 법치주의의 기본원칙입니다. 테러는 정보를 독점하는 비밀스런 조직에 의해 예방되지 않습니다. 테러는 소중하게 지키고 싶은 삶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국민들의 힘으로 예방됩니다. 세계 평화를 위해 대한민국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국민들이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움직일 때 막을 수 있습니다. 그 동력은 국민이 자신의 삶을 사랑하게 하고 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박근혜 정부는 테러 예방이라는 미명 하에 오히려 국제관계에서의 적을 늘리고 있고 국민에게 더 더욱 살기 싫은 사회, 떠나고 싶은 나라를 만들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정말 국민을 테러로부터 보호하고 싶다면 국정 방향부터 다시 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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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알고 계시는 국정원 댓글 사건의 재판이 지금 진행 중입니다. 저는 지난 금요일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수사외압과 관련해서 첫 공판기일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다 아시는 것처럼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검찰 측 증인이었던 저를 검찰이 다시 모해위증으로 기소한 사건입니다. 국정원의 정치 개입, 대선 개입이 있었던 국정원 댓글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3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현재진행 중입니다. 국정원의 정치 개입이 사실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국정원 직원의 ‘혐의 없음’이라는 서울경찰청의 허위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강행한 김용판 전 서울청장이 무죄판결을 받은 것, 이것이 국정원에 대한 사법적 통제가 여전히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사법적 통제 이전에, 수사 과정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과정 또한 힘들었는데요, 당시 수사팀에서는 아이디와 닉네임을 가지고 확보한 게시글이나 댓글을 정치 개입이나 선거운동으로 판단하는 것을 주저하는 상황이었고요. 그리고 피의자인 국정원 직원 외에 참고인을 추가 피의자로 해서 사건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주저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아이디와 닉네임 확보의 정당성을 정리하고 그 게시글이 왜 정치 개입에 해당하는지, 왜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를 정리해서 추가 참고인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필요성에 대해 정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것을 수사 지휘한 내용입니다. 이렇듯 수사 과정에 있어서도 수사를 계속 진행하거나 수사를 확대하는 데 있어서 반대하는 분위기, 방해하는 분위기로 인해 하나하나 헤쳐 나가기가 힘든 상황이었는데요, 그런 과정을 거쳐 검찰에 기소를 했고, 물론 국정원법 위반으로만 기소가 됐습니다만, 기소가 됐고 이 수사 결과를 기초로 해서 검찰에서 특별수사팀이 구성되어 국정원 댓글 사건을 본격적으로 수사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수사 대상과 수사 범위가 확대됐고요. 이런 확대에 대해 당시 특별수사팀은 많은 곤란을 겪습니다. 당시 윤석열 수사팀장은 대구로 전보되었고요. 당시 박형철 부부장은 부당한 전보로 인해 현직에서 옷을 벗고 지금 변호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정원을) 통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저희들은 과거의 사실,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실 등을 통해 알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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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난번 국정감사 때 부산에 갔습니다. 그랬더니 어떤 분이 저를 알아보시더라고요. 저는 그냥 국회의원 알아본다고 그래서 너무 좋아서 인사드렸는데 그분이 제 손을 잡고 ‘노동법 꼭 막아주십시오. 우리 아이가 이제 열 살인데 지금 잘려 나가면 저는 큰일 납니다. 잘려 나간 선배들 보니까 자리를 못 잡더라고요’ (하십디다). 이게 지금 대한민국 노동자의 현실 아닙니까? 이게 국가 비상사태 아닙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국가 비상사태란 바로 그 아빠가 그렇게…, 대한민국 국민이 지금 불안해하잖아요. 대한민국 국민이 지금 울고 있잖아요. 이게 비상사태가 아니에요? 이게 한두 명입니까? 자, 보세요. 작년도에 1년 동안 퇴사한 인원이 560만명입니다. 고용보험에 들어서 집계된 사람만 560만명입니다. 이 고용보험 가입자가 총 1160만명이에요. 1160만명에서 560만명이 회사를 그만뒀어요. 고용보험에 들었다고 하는 것은 형편이 좋은 사람입니다. 형편이 좋은 사람들의 50% 가까이가 회사를 그만뒀다, 이런 나라는 전 세계에 없습니다. 여기에 고용보험에 가입하지도 못한 660만명을 합치게 되면 1220만명이 오늘 잘릴까 내일 잘릴까 지금 이러고 있습니다. 이게 국가 비상사태 아닙니까? 전체 임금근로자 1820만명의 67%, 3명 중에 2명이 오늘 잘릴까 내일 잘릴까 걱정하면서 울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게 국가 비상사태라고. 그런데 지금 이 정부가 내놓는 정책이 뭡니까? 이 해고되는, 회사를 그만두는 퇴사 인원을 지금 줄이는 정책을 쓰고 있습니까? 그게 아니잖아요. 반대의 정책을 쓰고 있잖아요. 현장에 계신 분들은 알고 계시잖아요, 그렇지요? 현장에 계신 분들 오늘 쫓겨날까 내일 쫓겨날까 모르는 이 불안에 대해 ‘나만 그런가?’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는 거지요? 아닙니다. 대한민국 임금근로자의 3명 중에 2명은 지금 이렇게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1년 동안 퇴사하는 전체 562만명 중에서 근속연수가 1년 미만인 퇴사자가 348만명, 62%입니다. 그리고 (근속연수) 3년 미만으로 치면 493만명, 전체의 87.8%입니다. 이게 국가 비상사태 아닙니까? (대한민국이) OECD 최악의 이런 제도를 갖고 있는 겁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더 끔찍합니다. 20대 이하는 3년 미만에 95.8%가 회사를 그만 둡니다. 이게 OECD 최악이거든요. 그러니까 대한민국은 지금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자본주의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그리고 민주주의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바로 그 정글 자본주의의 시기에 지금 있는 겁니다. 그것을 개혁에 의해서 상당히 많이 진전시켜놨는데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들어서 그것을 거꾸로 돌려 나가고 있는 겁니다. 저는 이 문제가 국가 비상사태라고 생각합니다. 이러니까 젊은 사람들이 헬조선이라고 그러는 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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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IN 신선영 |
새누리당이 배포한 ‘테러방지법 오해와 진실 Q&A’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반박이 있습니다. 그대로 읽어보겠습니다. Q1. 테러방지법을 만들면, 국정원이 온 국민의 통신내역과 계좌정보를 들여다보게 되나요? 새누리당 답: 그렇지 않습니다. 일반 국민에 대해 통신을 감청하거나 금융정보를 수집할 수 없습니다. 테러방지법에 따른 통신정보와 금융정보 수집 대상은 ‘테러 위험인물’입니다. ‘유엔이 지정한 테러단체의 조직원’이거나 ‘테러를 일으키고자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만이 그 대상입니다. 시민사회 반박: 그렇습니다. 국정원이 특정인을 테러 위험인물로 간주할 경우 그 사람의 통신내역과 계좌정보를 추적, 감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테러 위험인물에 대한 정의가 모호해서 자극적인 언어로 정부정책을 반대할 경우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본회의에 직권상정된 테러방지법안(이철우 안) 제2조 제3항은 ‘테러 위험인물’이 ‘테러단체의 조직원이거나 테러단체 선전, 테러자금 모금·기부, 기타 테러 예비·음모·선전·선동을 하였거나 하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타 테러 예비·음모·선전·선동’은 매우 포괄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항입니다. 또한 테러 위험인물을 지정하고 해제하는 절차와 주체도 없어서 결국 국정원의 판단만으로 테러 위험인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나 집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그 예비·음모·선전·선동을 하였거나 그 의심이 드는 사람 또한 모두 ‘테러 위험인물’로 낙인찍힐 수 있습니다. 동 법안 제9조를 보면, 테러 위험인물에 대해 출입국·금융거래 및 통신이용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테러 위험인물에 대한 추적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Q9. 테러방지법이 없어도 현재의 제도로 테러를 막을 수 있지 않나요? 새누리당 답: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테러 관련 법률이 없고 1982년에 만든 대통령훈령인 ‘국가대테러 활동지침’만이 존재합니다. 이 훈령은 공무원에게만 적용되는 행정명령으로 법적 구속력이 없습니다. 테러방지법이 없으면 테러 예방에 필수적인 테러 위험인물에 대한 자료를 수집할 수 없어 테러 징후 사전포착이 지극히 어렵습니다. 또한 외국인 테러 전투원이 국내에 들어와도 처벌할 근거가 없으며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강제퇴거 조치밖에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얼마 전 불법체류 인도네시아인이 IS계열의 ‘알누스라’라는 테러단체에 자금을 송금했는데도 이를 처벌하지 못하고 추방 조치에 그쳤습니다. 시민사회 반박 : 우리나라에 테러 관련 법률이 없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은 거짓말입니다. ‘테러’에 직접 대응하는 대비태세를 갖추기 위한 각종 법령과 기구가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테러 예방’을 위한 국제적인 정보 공조 역시 이미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무총리가 주관하는 국가테러대책회의도 오래전부터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비록 황교안 국무총리가 자신이 의장인 줄 몰랐을지라도. 현행 수단인 국가테러대책회의를 제대로 운영해보지도 않고서 다른 수단이 없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우리나라는 형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기타 형사범죄에 대한 각종 특별법을 통해 내란이나 외환, 각종 조직폭력범죄를 수사하고 처벌하는 제도를 촘촘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우리나라는 국내적 필요 혹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요구에 따라 항공보안법, 선박위해처벌법, 철도안전법, 원자력안전법, 방사능방재법, 화학물질관리법, 총검단속법, 범죄인인도법, 출입국관리법 등 공중안전을 위해 다양한 법제들을 제정 시행하고 있습니다. ‘적의 침투·도발이나 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하여 각종 국가방위 요소를 통합하여 동원하는 통합방위법,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비상대비자원관리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통합방위사태가 선포되면 국무총리가 총괄하는 중앙통합방위협의회가 각 지역 행정조직과 경찰조직, 군과 예비군, 그리고 국정원 등 정보기구를 통합적으로 운용할 수 있습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 그리고 경찰과 해경은 제각각 대테러특공대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이 지닌 대테러 능력에는 한미연합사가 지닌 정보?작전 능력도 포함됩니다. 한국 국방부는 주한미군을 비롯한 미군의 정보자산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매년 한·미 대테러 훈련도 실시합니다. 한국은 테러와 관련하여 촘촘한 자금 추적 장치를 갖추고 있습니다. 범죄에 사용되는 자금을 추적할 수 있는 자금세탁 방지제도인 범죄수익은닉규제법과 금융거래정보보고법은 시민사회단체들의 노력으로 제정되었는데 G20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듣습니다. 그 밖에 공중등협박목적자금조달금지법(일명 테러자금조달금지법)도 2008년 제정해 유엔뿐만 아니라 미국, EU 등에서 요청한 개인과 단체의 자금을 이미 세밀하게 추적합니다. 이 법에 따르면 ‘테러 관련 자금’이라고 의심되면 영장 없이 금융거래를 동결할 수 있고, 수사에 필요한 정보는 검찰총장, 경찰청장, 그리고 국민안전처장에게 제공됩니다. “인도네시아인이 테러단체에 자금을 송금했는데도 이를 처벌하지 못하고 추방 조치에 그쳤다는 ‘알누스라’ 사례”라는 건, 오히려 이미 ‘테러방지법’이 없어도 금융거래가 모두 추적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국정원은 이미 소위 ‘테러’정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추방 조치를 했다는 건 이에 대한 수단도 가지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알누스라 사례를 살펴보면 또 다른 문제점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난 11월18일 경찰은 ‘알누스라 전선’을 추종했다며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를 체포했습니다. 그러나 그 증거는 고작 ‘알누스라 전선’의 깃발을 들고 찍은 사진과 집에서 발견된 BB탄 모형 소총뿐이었습니다. 같은 날 이병호 국정원장은 ‘시리아 난민 200명이 왔고 65명은 공항에서 대기 중인데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슬람 노동자 중에서 IS에 호감이 있는 사람이 발견되고 있다’며 마치 시리아 국적자와 무슬림 모두를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취급하는 발언도 했습니다. 그러나 법무부가 오보 취지로 별도의 설명자료를 내야 할 만큼 사실관계부터 허점이 많았습니다. 정부는 테러와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이주민을 범죄자 취급하고, 마치 우리가 당장 위험에 빠진 것처럼 공포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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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IN 이명익 |
대통령도, 여당도, 야당도, 저희 같은 소수당도 다 부분적으로 옳습니다. 다 대한민국 국민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서로 갖고 있는 그 부분적인 옳음을 가지고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이 정치의 책무일 것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 옳은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밖에 없습니다. 야당도 틀렸고, 여당도 진실한 사람과 거짓된 사람으로 갈렸습니다. 집권당은 모든 대치의 책임을 야당에게 전가하면서 조롱했습니다. 대통령의 뜻대로 일획일점의 법안도 고칠 수 없다는 완고한 자세가 집권당의, 집권세력의 책임감으로 둔갑하면서 야당은 설 곳을 잃었습니다. 아무리 민주정치를 다수에 의한 지배라 한다 해도 이처럼 소수파의 목소리가 억압당하고 소수의 권리가 무참히 침해된다면 이것은 정치를 파괴함으로써 힘의 논리를 정당화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저는 물론이고 우리 야당들도 테러의 위험을 잘 알고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여당만큼, 그 이상으로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사실 새누리당은 안보제일주의를 주장할 자격이 없습니다. 당과 정부의 최고위급 인사들 가운데 군대를 갔다 온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자기만 안 갔다 온 게 아니라 아버지 때부터 자식 때까지 가지를 않습니다. 그러면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말할 자격이 있습니까? 또 천문학적인 방산비리는 다 누구 탓입니까? 인권의 사각지대가 돼버린 군대는 또 누구 탓입니까? 야당 탓입니까? 저는 필리버스터가 비록 테러방지법 법안을 한 점, 한 획도 바꾸지 못한다 해도 무의미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너무나 소중한 재발견이 있었습니다. 이번 필리버스터가 우리 민주주의를 한 발짝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거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장 먼저 정치의 재발견입니다. 지역 주민들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있습니다. ‘제발 국회에서 싸움 좀 하지 말라’고 합니다. 한국 정치는 왜 싸우는지보다 싸운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비난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FTA가 되었건, 4대강 사업이 되었건, 노동법이 되었건, 우리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와 법안들은 사회적 공론화 과정 없이 요식행위로 국민들 의견 무시하고, 심지어 다수 국민의 의사에 반해서 처리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번 필리버스터를 통해서 여러 의원님들의 헌신적인 토론으로 정부·여당이 이토록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테러방지법의 위험성에 대해서 많은 국민이 알게 되셨습니다. 또 지금 국정원에 주어야 할 것은 무제한의 사찰 능력이 아니라 민주적인 통제라는 공감도 높아졌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인권 사이에서 균형점이 어디인가 수준 높은 국민적 토론이 진행됐다고 생각합니다. 필리버스터에 힘센 세력들이 몹시 언짢아하는 이유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민주주의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여러 중대 이슈에 대해 시민의 계몽된 이해가 커져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 국민들이 자각하게 되었다는 점은 큰 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정당과 야당의 재발견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야당은 한국 정치에서 들러리로 전락했습니다. 처음에는 대립하지만 끝에 가면 항상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행태가 반복된 결과입니다. 왜 대립하는지 그 내용조차 제대로 국민들에게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이 야당에 대해 갖는 기억은 무기력과 지리멸렬이었습니다. 이번 필리버스터를 통해 제1야당은 오랜만에 밀실에서 걸어 나왔습니다. 새누리당의 완력에서 벗어나서 국민들을 향해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호소했습니다. 이번 필리버스터에 대한 국민들의 열렬한 성원에서 야당다운 야당에 대한 국민들의 갈증이 얼마나 깊었는지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민주정치의 수준은 야당의 수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깨달은 점 역시 우리 정치 발전의 소중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필리버스터로 재발견한 것은 국회의원입니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에게 국회의원은 국민 위에 군림하고 갑질하고 세금만 축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정치인들은 다 똑같다며 자신의 지역구 의원의 이름조차 알려고 하지 않은 국민도 많습니다. 이를 부추기듯 기득권 세력과 보수 언론들은 정치를 마구 욕했습니다. 국민들의 정치혐오를 적극적으로 조장했습니다. 실력자들의 힘자랑과 반정치에 가려져 있던 국회의원들의 숨겨진 진면목이 드러났습니다. 정치는 나쁜 거라는, 정치는 백해무익한 거라는 이런 반정치의 색안경을 벗어 던지자 국민들의 대표와 국민들 사이의 거리가 많이 좁혀졌습니다. 저는 이것이 필리버스터가 준 작은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필리버스터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테러방지법은 한 글자도 수정되지 않은 채 원안대로 통과될 것 같습니다. 이번 테러방지법의 처리과정은 우리 의회 민주주의의 오점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통제에서 벗어나 무소불위의 권력을 얻게 된 국정원은 더 과감하게 나쁜 짓을 할 것입니다. 더 많은 국민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 작지만 엄연한 원내 야당의 대표로서 이런 나쁜 법안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